본문 바로가기

중국골프

[중국 인문학 골프기행 7화] 시안(西安), 3천 년 역사의 지층 위에서 ‘황제의 샷’을 !

[중국 인문학 골프기행 7화] 시안(西安), 3천 년 역사의 지층 위에서 ‘황제의 샷’을 !

 

■  땅만 파면 역사가 쏟아지는 도시, 장안(長安)

중국에는 이런 말이 있다. “백 년의 중국을 보고 싶으면 상하이로 가고, 500년의 중국을 보려면 베이징으로 가라. 하지만 오천 년의 중국을 제대로 느끼려면 시안(西安)에 가야 한다.”

시안은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노천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엔 ‘장안’이라 불렸던 이곳은, 서주, 진, 전한, 수, 당 등 무려 13개의 왕조가 도읍으로 삼았던 중국 역사의 심장부다. 서양에 로마가 있다면, 동양에는 장안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안이 품은 시간의 두께는 상상을 초월한다. 골프를 치며 페어웨이를 걸을 때마다, 발끝 아래에서 수천 년 전 황제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게 바로 시안 골프 여행의 진짜 매력이다. 여기서 우리는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라, 역사의 지층을 밟으며 시간을 오가는 진짜 ‘여행자’가 되는 것이다.


■  지리적 무대: 관중 평원의 풍요로움과 진령산맥의 위엄

시안이 오랫동안 중심 도시가 될 수 있었던 데는 자연이 준 지리적 조건이 큰 몫을 했다. 시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그 땅부터 살펴야 한다. 섬서성(산시성)의 성도인 시안은 황하의 지류인 위하가 흐르는 넓고 기름진 관중평원 중심에 위치해 있다. 이 평원은 예전부터 워낙 비옥해서 ‘팔백 리 진천’이라고 불렸다.

남쪽에는 해발 3,000m가 넘는 진령산맥이 병풍처럼 도시를 둘러싸고 있다. 이 산맥은 남북을 가르는 분기점이자, 예전에는 외적의 침입도 막아준 천연의 요새였다. 풍요로운 생산과 철통같은 방어—이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었던 덕분에 시안은 오랫동안 제국의 수도를 지킬 수 있었다.

골프 코스 설계자의 눈으로 보면 시안만큼 멋진 지형도 드물 었을 것이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 위 코스에서는 대륙 특유의 장쾌함을, 산기슭에 조성된 코스에서는 굴곡진 지형이 주는 전략적인 재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오늘 소개할 두 곳의 골프장은 바로 이런 시안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역사의 주인공들: 제국의 시간을 샷하다

시안 필드에 서면, 마치 보이지 않는 갤러리처럼 세 명의 인물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천하를 통일했던 진시황(秦始皇)이다.
그의 상징인 병마용(兵馬俑)은 세계 8대 불가사의로도 꼽힌다. 1974년에 우물을 파던 농부가 우연히 발견한 이 지하 군단은, 진시황이 영원히 죽지 않으려는 집념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예술품이다. 병사들은 모두 계급별로 옷차림이 다르고, 얼굴 표정이나 머리 모양도 하나하나가 다 개성적이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병마용에서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라운드 전날 병마용갱을 직접 보고, 다음날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어딘가에서 수천 명의 병사들이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때 우리는 마치 그들을 이끄는 장군이 된 듯, 힘차게 그린을 향해 샷을 날리게 된다. 비록 상상이지만 이런 골프여행이 바로 인문학 골프기행이다.


▷ 두 번째는 당나라의 전성기를 이끈 명군, 당 태종 이세민(李世民)이다.
이세민은 인재를 기가 막히게 써서 ‘정관의 치’라는 태평성대를 열었다. 특히 방현령의 치밀한 기획과 두여회의 대담한 결단이 더해진 ‘방모두단(房謀杜斷)’이라는 말, 골프에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코스를 분석하는 눈, 그리고 순간의 과감한 스윙. 이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 마지막 인물은 실크로드를 개척했던 장건(張騫)이다.
한 무제 때 서역으로 가는 길을 뚫기 위해 숱한 고난을 견디고, 결국 길을 열었던 그는, 미지의 코스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는 골퍼의 정신과 정말 닮아 있다. 시안에서의 한 번 한 번의 샷이, 동서 문명을 잇는 화살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묘미이다.

 


■  골프 코스 분석: 시안국제 & 시안 야젠(亞建) 국제 골프클럽


① 시안 야젠(亞建) 국제 골프클럽


진령산맥 북쪽에 자리한 산악형 코스다. 이 코스는 천하명당에 자리잡았다. 중국의 북방과 남방을 가르는 진령산맥이 북사면 완만한 산 언저리에 누워 있는 야젠 국제GC는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중원의 명산인 종남산이 힘차게 솟아올라 한눈에 18홀을 내려다보고 있어 골퍼들은 라운드 내내 종남산과 어울려 빚어내는 한 폭의 중국남화를 감상하며 탄성을 지른다.

워터해저드에 드리운 종남산도 아름답고 죽 뻗은 페어웨이 끝에 불쑥 솟은 종남산도 가관이다. 그린 위의 새빨간 깃발을 품고 있는 종남산도 선경이다.

이 코스가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산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업다운 힐이 우리나라 골프코스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높은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풍성한 수원으로 개울과 워터해저드가 여기저기 수놓여 있다. 러프엔 온갖 야생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면 멀리 종남산이 보인다. 사진제공 = 아젠 국제 골프클럽


그린은 벤트그래스로 우리나라 그린과 다를 바 없지만 이곳 페어웨이는 양잔디, 라이그래스다. 라이그래스는 한지형 잔디라 여름 한철 힘겨운 계절을 보내고 아침 저녁 서늘한 바람이 불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올라와 코스를 물들인다. 

이 골프클럽은 40만평 부지 위에 18홀 파72에 전장 7270야드로 중국 내에서는 가장 긴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9개의 대형 인공 호수와 99개의 벙커가 요소요소에 배치돼 있는 게 특징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17번 파3홀 사진제공 = 아젠 국제 골프클럽

시그니처 홀: 17번 파3홀. 연못 위에 떠 있는 듯한 아일랜드 그린이 인상적이다. 라운드 내내 초당사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분위기를 더해준다.

2002년 9월에 오픈한 아젠 국제 골프클럽은 영국의 유명한 골프설계사 크리스틴 데이스크손(Christin Daiskson)이 주변 지형과 자연원림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골프 코스를 완성시켰다. 그래서 라운드하는 18홀 내내 각 홀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시안 국제 골프클럽

역사의 도시답게 시안의 골프장들은 전반적으로 중후하고 묵직한 인상을 준다. 그중에서도 시안 국제 골프 클럽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구장으로, 전체적인 완성도와 품격이 돋보인다.

골프장은 시안 시내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다. 종남산을 배경으로 한 광활한 평지형 코스로, 시야가 넓고 개방감이 크다. 수령이 오래된 고목과 벙커가 조화를 이루며, 전통적인 레이아웃이 코스 전반에 잘 살아 있다. 종남산을 바라보며 걷는 코스 동선은 이곳만의 인상을 남긴다.

이 코스는 산악 지형이 많은 한국의 골프장과는 확연히 다르다. 고저 차가 크지 않은 평지가 끝없이 이어지며, 시야를 막는 요소가 거의 없다. 넓은 벌판 위에서 플레이하는 느낌이 강하고, 대륙적인 스케일이 자연스럽게 전해진다.

페어웨이는 전반적으로 넓고 여유롭다. 티박스에 서면 멀리 종남산이 보이고, 주변에 시선을 방해하는 구조물이 없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첫인상만 보면 어렵지 않은 코스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코스 곳곳에 배치된 벙커와 해저드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평지형 코스라고 방심하면 실수가 나오기 쉽다. 러프는 생각보다 질기고, 그린 주변 벙커는 깊이가 있어 정확한 샷을 요구한다. 단순히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는 바람의 방향과 공의 구름을 계산하는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플레이 팁으로는 시안 특유의 건조한 기후를 들 수 있다. 공이 떨어진 뒤 런이 많이 발생해 드라이버 비거리가 평소보다 20~30야드 더 나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린을 직접 공략하기보다 굴려서 올리는 샷도 충분히 유효하다. 이곳에서는 거리 욕심보다는 땅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좋은 스코어로 이어진다.

공략 팁: 기후가 건조해 볼이 많이 구르기 때문에, 평소보다 비거리가 늘어나지만 그린 주변 벙커가 깊고 까다롭다. 힘보다는 지혜로운 코스 운영이 중요하다.

 


■ 문학의 향기: 시가 흐르는 제국의 수도

"나라가 망해도 산하(山河)는 남고, 사랑이 끝나도 노래는 영원하다."

시안 여행의 진짜 매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문학의 정취에 있다. 당나라 때 장안은 전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였고, 이백, 두보, 왕유, 백거이 같은 기라성 같은 시인들이 활동하던 '시의 수도'였다. 골프장의 잔디를 밟을 때, 우리는 단순히 공을 치는 것이 아니라 이 거장들이 거닐었던 시의 숲을 산책하는 셈이다.

▷ 화청지와 백거이의 ‘장한가’
여산 자락에 자리한 화청지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사랑이 머문 곳이다. 백거이는 ‘장한가’에 화청지 온천과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을 노래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세월은 안록산의 난과 함께 막을 내리고 만다. 라운딩을 마치고 화청지 온천에 몸을 담그는 순간, 권력과 사랑이 얼마나 허망한지 떠올리며 여행의 깊이가 더해진다.

▷ 이백과 두보: 낭만과 현실의 투 샷
호쾌한 이백의 시는 마치 시원하게 뻗는 드라이버 샷을 닮았다. 두보의 시는 현실을 정교하게 바라보는 어프로치 샷이 떠오른다. 오늘 당신의 플레이는 이백처럼 대담할까, 두보처럼 섬세할까?


▷ 왕유의 이별가와 19번 홀

시안은 실크로드의 출발점이자, 수많은 만남과 이별이 교차하던 곳이다. 시인 왕유(王維)는 장안의 서쪽 위성(渭城)에서 서역으로 떠나는 친구를 배웅하며 이렇게 노래했다.

"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한 잔의 술을 들게나(勸君更盡一杯酒),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옛 친구 다시 만나기 어렵거늘 (西出陽關無故人)."

라운딩이 끝난 뒤 함께하는 한 잔의 술은 왕유의 시처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시안에서의 술자리는 단순한 음주가 아니라, 천 년의 세월을 건너 이어진 깊은 교감이다.  '마지막 홀의 아쉬움' 혹은 라운드 후 나누는 '뒤풀이의 정'과 맞닿아 있다. 골프라는 여정을 함께한 동반자에게 건네는 술 한 잔의 의미를 시안이라는 도시보다 더 잘 설명해 주는 곳은 없다.

시안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중국 문학의 르네상스가 피어난 곳이다. 이 인문학적 배경이 더해질 때, 시안에서의 라운드는 비로소 '황제의 골프'이자 '시인의 골프'가 완성될 것이다. 


■ 시간을 걷는 여행: 클럽을 내려놓은 뒤의 시안


라운딩이 끝나도 시안의 매력은 마르지 않는다.

▷ 시안 성벽 자전거 투어
명나라 때 새로 쌓은 성벽은 높이 12m, 길이 13.7km. 성벽 위를 자전거로 달리며 고도와 현대가 어우러진 풍경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다. 오직 시안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 대안탑과 현장법사
현장법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불경을 보관하려 지은 대안탑은 시안의 상징이다. 밤이 되면 광장을 수놓는 대형 분수쇼가 장안의 번영을 오늘날에 되살린다.

▷ 실크로드의 미식
시안은 ‘면의 도시’다. 한자 획수가 무려 57개나 되는 뱡뱡면은 넓적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로우자모, 양러우파오모 역시 회민가에서 꼭 먹어봐야 할 별미다.

 


■  에필로그: 당신의 전성기는 지금이다

당나라는 중국사에서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누렸다. 그 무대였던 시안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레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 내 인생의 전성기는 언제일까?”

비거리가 줄어든 게 아쉬울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천 년을 견딘 대안탑과 성벽처럼, 시간은 우리를 낡아지게 하기는커녕 더 단단하게 만든다.

두 다리로 페어웨이를 누비고, 좋은 사람들과 역사와 문학을 나누는 지금 이 순간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찬란한 ‘장안’이다. 시안의 황토 먼지와 함께, 그 기운을 안고 돌아오시길. 이제 당신의 샷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삶이라는 제국에 새기는 한 장면이 된다.

당신의 샷, 천하를 호령하다.
더존투어(주) 대표 < 여행하는 골퍼>  드림



[ 시크릿 노트 & 팁 ]

▷ 최적 시즌: 4~5월, 9~10월
▷ 플레이 팁: 건조한 날씨 덕분에 평소보다 10~20m는 더 멀리 칠 수 있다.
▷ 기념품: 병마용 미니어처 강력 추천.
▷ 에티켓: 회족 거리에서는 술과 돼지고기 반입을 삼가야 한다.
▷ 쇼핑: 병마용 미니어처는 필수 기념품이다. 너무 큰 것은 가져오기 힘드니, 품질 좋은 작은 동상을 서재용으로 추천.

 


 

목차보기

 

중국 인문학 골프기행 목차 & 미리보기

중국 인문학 골프기행 목차 & 미리보기 - 중국 대륙 20개의 낭만적인 필드를 열며 ■ [프롤로그] 잔디는 원고지, 클럽은 펜이라 (전문보기)단순히 공을 치고 먹고 마시는 놀이만 아닌, 역사와 신화

golftour.tistory.com

 

 
사업자 정보 표시
더존투어(주) | 최은정 |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797-2번지 뉴코아백화점 9층 | 사업자 등록번호 : 128-86-16196 | TEL : 02-1600-6578 | Mail : bettertour@naver.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경기 제5348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