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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뉴스&트렌드

[이포CC] 금모래의 땅 금사리에서 낙화주를 즐기며 라운드하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만개한 화창한 봄날에 남한강이 구비치는 옛 포구 이포(梨浦)로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배꽃을 기대했지만 개나리 진달래와 잘 어울어지는 아름다운 지명으로 만족합니다. #금사호 (金沙湖)를 따라 걸으며 청정호수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고 지천으로 피어난 봄꽃에 취했습니다. 

 

 잔잔한 호수 옆 야트막한 산에는 진달래가 만발해 있고, 호수를 따라 조성된 산책길이 길게 이어집니다. 토목공사로 산에 상처를 내어 만든 길이 아니라 더 정겹습니다. 구조물로 길을 내고 데크와 펜스로 마감한 아름다운 길입니다. 

 

 

험한 벼랑에다 구멍을 내고 선반처럼 달아서 길을 낸 중국의 잔도(棧道)를 닮았습니다.  조금 더 걷고 싶었습니다. 잔잔한 호수와 부드러운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들, 그 바람에 실려오는 산새 울음소리에 넋을 잃었습니다. 산길은 산길대로, 물길은 물길대로 이르는 길 자체가 곧 소풍가는 길입니다. 이곳에 온 목적을 잠시 잊을 뻔 했습니다.   티업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동반자의 알림에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습다. 맞아. 오늘 이포CC에 골프라운드를 왔지!

 


■ 이포 컨트리클럽 

    이포CC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회원제 골프장입니다. 골프장 입구부터 늘어선 느티나무들이 하늘을 가리며 터널을 이루고 있는 모습에서 이곳의 역사를 느끼게 합니다. 1992년 개장한 18홀 코스로 파 72 전장 6,450m의 골프장입니다.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중부고속도로 동서울 톨게이트에서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흥천이포IC로 나오면 5분이내에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어 입지조건이 아주 좋은 편입니다. 

 


청정호수인 금사호와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이 코스는 마치 삼림욕장을 방불케 합니다. 울창한 수림이 병풍처럼 골프장을 둘러싸고 있고 홀간 간격이 넓어서 홀 독립성이 뛰어납니다. 옆 홀을 전혀 볼 수가 없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치 우리만 이 넓은 골프장에 홀로 있는 듯 합니다. 

페어웨이는 넓고 길어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호쾌한 샷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블라인드 홀도 없어 시원한 홀 전경과 그린도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티박스에 서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인코스와 아웃고크는 서로 다른 경관을 자랑합니다, 그렇다고 난이도가 낮거나 만만하게 보고 스크어가 잘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6500여 미터의 만만치 않은 긴 전장과 매 홀 마다 특징이 있는 난이도를 부여해 플레이 묘미를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곳곳에 자리 잡은 벙커와 해저드가 난이도를 높이고 있어서 마지막 홀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드라매틱한 코스입니다. 투 그린을 사용하고 있어 좌우 그린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연출합니다.  두개의 그린이지만 크기도 작지 않아 자칫 롱 퍼팅의 부담을 맞는 경우도 자주 생깁다. 그만큼 재미있습니다. 

 



■ 홀마다 붙여진 별명 
   이야기가 주목 받는 시대입니다. 마케팅에서도 스토리텔링이 화두입니다. 30여년전에 개장한 이 골프장에는 홀 마다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마 골프장 오너가 선견지명이 있었나 봅니다. 

​ ‘청운입지(靑雲立志), 주마가편(走馬加鞭), 인자무적(仁者無敵),  다정다감(多情多感),새옹지마(塞翁之馬)….’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그리 어렵지 않은 사자성어로 18홀 모두에 이름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표지석의 홀 레이아웃 그림과 그 아래 새겨진 사자성어를 연결지어 보면 입가에 절로 미소가 돕니다. 해당 홀의 특성과 공략방법을 암시하는 네 글자가 그 어떤 코스 설명보다 훌륭합니다. 

 

마스터스대회가 열리는 미국의 오거스타내셔널이나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의 포레스트시티CC에도 홀마다 붙여진 이름이 있어 라운드의 재미를 더해 줍니다. 특히, 포레스트시티CC는 중국인이 디자인한 코스라 이곳에서도 사자성어를 만날 수 있습니다.  ​

 

시그니처홀인 7번홀에는 < 여시여화 (如詩如畵)>라 새겨져 있는데, <아름다운 홀이 한편의 시 같고, 한폭의 그림과 같다>는 뉘앙스입니다. 영어로는 <Attena>라 표기 되어 있습니다.   관장하는 그리스 여신 아테네를 이야기 하는 것 같은데 <여시여화> 보다는 한수 아래인 듯 합니다.

[ 관련 포스트 https://bettertour.blog.me/221641251250]


이포CC 1번홀은 전장 404미터로 제법 긴 파4홀, 약간 내리막성 홀로 그린까지 한눈에 들어와 시원한 느낌을 주는 홀입니다. 홀 안내문에는 " 마음껏 휘두르세요! 시작이 좋으면 끝도 좋은 법. 발아래 펼쳐진 넓은 하향코스와 그린을 한눈에 내려다 보면서 마음껏 휘둘러 칠 수 있는 호쾌한 코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청운입지 (靑雲立志) Ambitious Stride라는 별명이 참 잘 어울립니다. 

 


​ ‘열녀춘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6번홀은 ' 저 멀리 구름을 휘감은 봉우리가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마치 연인들의 사랑을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경치를 선사합니다. 하지만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한 법. 의외로 과감한 승부사 기질이 필요한 코스' 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핸디캡 1번홀인 8번홀( 파4) 은 전장이 407미터로 길기도 하고 페어웨이의 언듈레이션이 심한 편입니다. 높고 낮은 봉우리가 겹겹이 펼쳐진 파란 만장한 코스인 셈. 그래서 도전정신을 가지고 능력껏 친 후,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인생의 미덕을 기억하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넘어질 때보다 일어설 때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위로도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칠전팔기 (七顚八起)인 홀. 

 

 

14번홀 양자택일(兩者擇一) 홀은 그린앞 개미허리 같은 페어웨이와 나무를 넘길것인가 옆으로 굴려 돌아가느냐 고민해야 하는 홀입니다. 

 

15번 조강지처홀 (糟糠之妻)은 애주가들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홀입니다. 그늘집에서 시원한 막걸리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기 때문.  저도 스코어 카드에 올림픽기를 그리며 가다 거푸 마신 막걸리 몇잔에 전반 나머지 홀은 보기로 마감했습니다,  진행상 인코스부터 시작했기 때문에 후반은 연달아 더블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스코어가 대수일끼? 꽃잎 휘날리는 아름다운 봄날  낙화주 한잔의 기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습니까?

 

 

 

 

파3홀인 17번홀은 아이고야홀 ((啞耳苦惹) 입니다. 들어보지 못한 말입니다. 설명을 듣고 파안대소했습니다. " 우측엔 하늘빛을 담아 아름답게 굽이치는 연못, 좌측엔 빛과 소리가 어우러진 반짝이는 폭포가 펼쳐진 절경. 하지만 보기 좋다고 섯부른 접근은 금물. 곳곳에 숨어있는 함정에 ‘아이고야’ 소리가 유난히 많이 나오는 쉽지 않은 코스"라고....  <아이고야>가 사자성어가 아니라 한숨어린 장탄식이었습니다.ㅎㅎ

 

 

골프는 기쁨과 슬픔, 약경과 즐거움이  씨줄과 날줄로 교차하는 우리 인생과 꼭 닮았다고 하지만 이곳에서는 구름 위에서 놀다 가는 기분입니다.  아무 걱정도 없이 그저 웃고 즐기다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신선놀음.  18홀 마다 새겨진 홀 이름을 보면서 즐거워하고 촘촘한 밀도로 융단처럼 푹신 거리는 잔디 아래로 연초록 새싹을 보면서 봄의 환희를 노래합니다. 

자연의 섭리대로 살아가도록 어떤 초월적인 존재가 보낸 교정자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제 알만하니 속히 거두어 가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일상을 회복하고 대자연 속에서 멋진 샷을 날릴 수 있는 기회가 속히 오길 바라며 글을 맺습니다 . 

 

 

 

" 이 글은 4월 3일 골프투어 관계자들과 함께 
경기도 여주 이포CC 라운드후 쓴 글입니다. 

엄중한 시기, 사회적 격리두기 캠페인이 한창인 
이 시기에 라운드를 나선 이유가 있습니다. 

여행업은 지금 아무 일이 없습니다.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선 일입니다 

골프장의 협조를 받아 답사를 겸한 라운드후 쓴 글이자
아무 일이 없는 평범한 일상이라 가정하며 쓴 글입니다. 


다시 맞이 할 귀한 일상을 기원하며,  
여행을 소환하는 기분으로 편하게 읽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

ㅡ 글쓴이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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