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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향기 그윽한 꽃 대궐 속 예술공원

인문 향기 그윽한 꽃 대궐 속 예술공원

 

" 동요 속 꽃 대궐이 수도권 가까이에 있었다. 봄의 절정에서 꽃향기에 취하고 그윽한 인문 향기에 취했다. 완만한 삼성산 자락과 개천을 따라 60여 점의 현대미술품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곳. 안양예술공원이다 "

 

 

 
전철 1호선 관악역에서 도보로 20여 분 거리에 자연과 예술과 유흥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전철역 이름에 '안양예술공원'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안양을 대표하는 명소이다.

 
사월 초순 방문한 이 공원은 꽃 대궐이었다. 벚꽃은 요란스레 활짝 피었고, 목련은 수줍은 듯 꽃 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안양을 상징하는 꽃인 개나리는 개울가 처녀 가슴을 흔들고 있지는 않을까? 진달래는 지천으로 피어나 박경리 소설 '토지'의 애틋한 연인들을 소환한다. 별당 아씨를 향한 구천이의 애달픈 사랑을 전하듯 찬란한 봄의 제전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곳은 오래전 '안양유원지'로 불렸던 곳인데 국내 최초로 공공예술 테마파크인 안양예술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공원도 훌륭하지만, 세계적인 현대미술가들의 작품 60여 점이 전시되어 있어 더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대홍수로 초토화된 유원지를 역사 문화가 예술을 품으며 인문 향기 그윽한 예술공원으로 진화한 것이다.

 

 

구릉지 숲 속 길을 삼림욕 하듯 걸으며 예술가들과 교감하는 시간은 즐겁고 행복한 일이다. 조각공원의 매력은 자연경관과 조화이고 통합이다. 외부와 고립된 느낌이 드는 실내 갤러리와 달리, 하늘을 지붕 삼고 대자연의 품 안에서 자연의 일부가 된 작품이라 더 값지다. 주변 지형과 풍광에 조화를 이루며 작품이 풍경의 일부가 되어 있어 더 멋지다.

 

 

 

전통적인 미술관이나 박물관과 달리 이곳은 방문객과 예술가가 서로 교감하며 더 몰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품을 음미할 수 있다. 모든 각도에서 예술품을 살펴보고, 주위를 돌아보거나 심지어 작품을 만져 보면서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이런 체험은 예술에 대한 지경을 넓히고 작품에 숨겨진 예술가의 창조성과 장인정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푸른 하늘을 이고 꽃향기를 음미하며, 구불구불한 산길과 열린 공간을 다니면서 이 풍경의 초점 역할을 하는 여러 조각작품과 설치물을 만나는 일은 생각 이상으로 즐겁다.

 

 



모든 작품을 꼼꼼히 돌아보려면 족히 이틀은 걸릴 것 같다. 주마간산 격으로 돌아보는데도 몇 시간이 걸렸다. 인상적인 두 곳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동물들의 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여섯점의 동물 조각을 전시한 곳이다. 치타의 몸뚱아리에 머리는 꽃인 동물이 있는가 하면, 머리도 없고 눈과 귀도 입과 코도 없는 희한한 동물도 있다. 아프리카 콩고공화국의 작가가 머리에 눈,귀,입,코가 없는 중국의 '혼돈(混沌)' 신화를 접하고 만든 작품일까?  '혼돈'을 위해 하루에 하나씩 7개의 구멍을 내주자, 7일 만에 죽고 말았다는 장자의 우화를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다른 한 곳은 안양박물관과 김중업 박물관이다. 박물관의 무게감 보다 두 박물관이 위치한 자리에 더 깊은 의미가 있다. 여기는 오래된 과거와 가까운 옛날이 공존하고 있고, 오늘과 내일이 함께 하며 시공간을 뛰어넘고 있는 곳이다. 천 년전 이곳은 안양이란 지명의 유래가 된 '안양사'가 있었다. 안양사 당주와 지주석이 과거의 사찰 규모를 웅변하고 있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의 안양은 공업도시였다. 서울이 팽창하면서 제조업체들은 하나 둘씩 안양을 떠났다. 안양사 터에 있던 제약회사 유유산업도 제천으로 이전했고, 이후 일부 공장동은 이 곳을 설계했던 뛰어난 건축가 김중업을 기리는 박물관으로 변모했다. 모범 제약기업인 유한양행과 형제기업인 유유산업은 이미 오래전 선경지명으로 메세나 활동 (기업이 이익을 사회에 환원 차원에서 문화예술과 과학, 스포츠 분야를 지원하는 일)을 통해 길이 아름다운 이름을 남기고 있다.

 

 
오늘 우리는 오래된 과거와 가까운 옛날의 흔적을 통해 옛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잔디 밭에서 깔깔대며 재롱을 부리는 아가와 함께 봄나들이를 즐기고 있는 젊은 부부 모습에 이 땅의 밝은 미래를 본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박물관 3층 옥상에 있는 '테라스(The Terrace)'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겼다.

 

 



일년 중 몇일이나 이런 날씨와 풍광을 볼 수 있을까? 꽃이 지기 전에 나서 보자. 친구와 함께 가도 좋고,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이 함께 하면 더욱 좋은 곳이다. 이곳은 과거 유원지의 흔적이 맛집으로 남아 있다. 개천을 따라 도열한 많은 맛집들이 미식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우리 일행은 점심은 냉면집, 저녁은 닭갈비집을 찾았는데 두 곳 모두 훌륭했다. 꽃향기와 예술혼과 인문 향기에 취하고, 함께한 동반자들과 정담에 취했다. 반주로 곁들인 막걸리 한잔에 마지막으로 취한 하루였다. 붙들고 싶은 아름다운 봄날이 간다.
 



자세한 여행 정보는 한국관광공사 안양예술공원 안내자료(https://me2.kr/KW5o4)를 참조하면 된다.
 

( 이 글은 지난 4월 6일 사단법인 여행작가 협회에서 운영하는 여행작가학교 수강생 40여명이 여행기사 작성 실습을 위한 취재차 안양예술공원을 다녀온 후 쓴 글이다. 실습기사이자 전문 여행작가에게 제출해 품평을 받아야할 과제물이다. 골프장 소개 기사 보다 쓰기가 어렵다 ㅎ) 

 

관악역 앞에 나온 봄나물, 봄향기를 그득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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