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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지역골프 /유럽&영국

[북아일랜드] 로열포트러시,북아일랜드 디오픈 개최지

로열포트러시,북아일랜드 디오픈 개최지 Life&Tra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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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톰, 골프 한 게임 어때? 매킨지하고 나하고 나갈 건데.”
“좋지. 좋아.”
“그럼 5시반까지 나와.”


전화를 건 사람은 농부 마이클이고 전화를 받은 사람 톰은 실업자 수당을 타먹으며 놀고 있는데 그들과 함께 가기로 한 매킨지는 농기계수리상이다. 라운드 하기 1주일 전도 아니요, 하루 전도 아닌 불과 30분 전이다. 각자 집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골프장으로 달려가 기다릴 것도 없이 곧바로 티오프다. 농부 마이클과 농기계수리상 매킨지는 회원이라 그린피가 없다.톰은 비지터(Visiter)라 6000원의 그린피를 낸다. 멤버십이라 해서 우리나라처럼 몇 억원 하는 것이 아니라 1년에 25만원을 선납할 따름이다.


북아일랜드의 5월은 낮이 지겹도록 길어 11시가 되어야 슬금슬금 어둠살이 내린다. 오후 6시반에 티오프한 그들이 18홀을 끝내고 난 후에도 한자락 햇살이 남았다.  이 나라에서 골프가 어떤 위상인지 가늠할 수 있는 일상사다. 북아일랜드는 골퍼의 천국이다. 청소부도 학생도 구멍가게 주인도 식당 웨이터도 골프를 한다. 골프는 비싸고 우아한 귀족의 놀이가 아니라 그들 삶의 일부다. 이 나라의 지형이 그대로 골프장이다.


양떼가 풀을 뜯는 나지막한 둔덕이 끝없이 이어지고 사이사이 ‘돌돌돌’ 개울물이 흐르고 개울가에는 아름드리나무가 듬직하게 섰으니 양을 쫓아내고 구멍만 18개 파면 전 국토가 골프장이 될듯하다.

 

 

 

인구 160만명에 코스 120곳 


맥일로이가 소리쳤다. “북아일랜드는 세계 골프의 수도다.” 1년 새 세 명의 메이저 챔피언을 배출한 나라, 북아일랜드는 충청남북도보다 작은 땅덩어리에 인구라야 160만명 남짓하지만 골프 코스는 120여 곳이나 산재해 있다. 맥일로이가 US오픈을 제패하고 인사차 영국골프협회(R&A)를 방문해 피터 도슨 회장과 마주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우리나라(북아일랜드)에서도 디오픈이 열렸으면 좋겠다. 뛰어난 골프 코스가 많이 있다”라고 말하자 피터 도슨 회장이 즉각 “북아일랜드에서 디오픈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화답했다.


그래엄 맥도웰이 작년에 US오픈을 제패하고 올해 이 작은 나라에서 연거푸 US오픈 트로피를 가져가자 챔피언의 말엔 힘이 실리고 R&A 회장은 기꺼이 맞장구를 쳤다. 북아일랜드에서 디오픈이 개최된다면 어느 골프 코스에서 열릴까? 이 나라엔 빼어난 골프 코스가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디오픈이 개최될 만한 코스는 세 개로 압축되어진다.


로열포트러시(Royal Portrush), 로열카운티다운(Royal County Down), 그리고 로열벨파스트(Royal Belfast) GC다. 다시 압축하자면 전통을 중시하는 디오픈 성격상 로열벨파스트는 나머지 두 골프장에 비해 가볍다.


그럼 로열포트러시냐, 로열카운티다운이냐? 두 코스 모두 전형적인 링크스에 중후한 전통, 국제적 명성, 우열을 가리기 힘든 골프 코스 월드 랭킹 등 디오픈을 치를 수 있는 무게감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1889년 개장된 로열카운티다운은 벨파스트에서 찻길로 한 시간쯤 남쪽으로 내려가 다운주의 뉴캐슬이라는 아름다운 해변 마을에 자리 잡았다.


1908년 킹 에드워드 7세가 로열(왕립)의 지위를 이 코스에 부여했고 53년에는 필립왕자가 후원자가 되었다. 지난 2009년 <골프 다이제스트>의 ‘미국을 제외한 세계 100대 코스’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한 명문 중의 명문이다. 모운산의 웅장한 실루엣이 병풍 두른 거친 링크스 랜드에 톨 페스큐가 북해에서 몰아치는 비바람에 파도처럼 물결치고 가시금작화는 띄엄띄엄 노랗게 모여 있고 항아리 벙커는 여기저기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1코스 18홀은 챔피언 코스로 길고 남성적이며 2코스 18홀은 얌전한 여성적 코스다. 로열카운티다운이 이 나라 수도 벨파스트의 남쪽 동해안에 자리 잡은 반면 로열포트러시는 벨파스트 북쪽 해안에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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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년 디오픈 개최한 명문
로열카운티다운과 쌍벽을 이루는 포트러시는 카운티다운보다 1년 앞서 1888년 5월12일에 9홀로 개장되었다가 세월이 흐르며 18홀로, 다시 36홀로 증설되며 영국 왕실로부터 ‘로열’ 칭호를 얻어 마침내 세계적인 코스 반열에 오르게 됐다. 로열포트러시GC는 던루스와 밸리 두 코스로 나누어진다.


로열카운티다운과 로열포트러시는 여러 면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 코스에서 디오픈이 열려도 공정하지 못하다는 말이 나올 수는 없다. 두 코스 공히, 올드 톰 모리스가 설계했다.


그러나 디오픈 개최지의 추는 로열포트러시로 기울어진다. ‘디오픈 개최지는 몇 군데인가?’ 라는 물음에 골퍼는 ‘13개라 하고, 혹자는 14개’라 한다. 하나의 차이는 어디서 연유되는가. 바로 로열포트러시를 넣느냐 마느냐에 달려있다. 디오픈이 지금껏 개최된 곳은 51년 개최지 로열포트러시를 포함한 14곳이지만 그 이후로 60년이 흐른 오늘까지 이곳에서 두 번째 디오픈이 개최되지 않았다. 그리고 영국 본섬 밖에서 개최된 곳은 북아일랜드의 로열포트러시가 단 한 번, 그것으로 끝이었다.


R&A는 암묵적으로 로열포트러시를 디오픈 개최지에서 제외했다고 호사가들은 믿어왔다. 그때 맥일로이가 R&A에 북아일랜드 개최를 종용하고 피터 도슨 회장은 기꺼이 화답했다. 한 달 후 극적인 사건(?)이 터졌다.
북아일랜드 골프의 맏형, 대런 클라크가 디오픈 챔피언이 된 것이다. 그는 로열포트러시에서 잔뼈가 굵은, 포트러시가 제2의 고향인 노장이다. 젊은 시절 로열포트러시에서 칼을 갈며 포트러시 아가씨 헤더와 결혼해서 그곳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헤더는 저 세상으로 가고 대런 클라크는 포트러시를 떠났지만 지금도 이 세상 어디에서 우승하든 대런 클라크는 가장 먼저 로얄포트러시 클럽하우스에 전화를 걸어 골든벨을 울린다. 그날 밤 그곳에서 모든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을 대런 클라크가 쏘는 것이다. 그리고 대런 클라크의 아버지는 로열포트러시의 명예 봉사직인 캡틴으로 일하고 있다. 로열포트러시가 다시 디오픈의 개최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1 / 할머니도 손수 카트를 끌고 18홀을 걸어 다닌다.
2 / 북아일랜드 여성에게 골프장은
사교의 장이다.
3 / 내일의 맥일로이가 석양을 등지고 하루 연습을 마쳤다.
4 / 로열포트러시에서 캡틴으로 봉사하고 있는 대런 클라크 아버지와 함께.
5 / 북아일랜드의 농가, 어프로치 연습하기 딱 좋은 마당.
6 / 샛노란 금작화 너머 로얄카운티다운이 펼쳐졌고, 이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높은 산, 모운산이 병풍쳤다.

 

 

조주청
여행작가,
세계 120개 국 여행

 

기사원문

http://www.golfdigest.co.kr/gd/index.php?mid=textyle&category=304&vid=Magazine&page=5&document_srl=41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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